2026-04-30
2026 월드컵 팀 노트·튀르키예: 아르다 귈러의 왼발은 2002년의 그림자를 받을 수 있을까
튀르키예 축구는 밤에 써야 어울린다.
낮에 쓰면 너무 쉽게 전술판이 된다. 밤에 쓰면 붉은 관중석, 깃발, 노래, 그리고 살짝 통제선을 넘어갈 듯한 공기가 보인다. 튀르키예 대표팀은 언제나 열한 명만의 팀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의 감정에 가깝다. 흐름을 타면 경기장은 화로가 되고, 흐트러지면 그 불이 자기 소매까지 태운다.
2002년은 그들이 월드컵에 남긴 가장 밝은 자국이다.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는 3위까지 갔다. 3·4위전에서 하칸 쉬퀴르는 킥오프 직후 골을 넣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빠른 골이었다. 뤼슈튀는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있었다. 오래된 시대의 골키퍼가 다른 이야기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보였다. 하산 샤슈, 바슈튀르크, 에므레, 니하트. 지금 그 이름들을 읽으면 먼지와 열기가 같이 묻어난다. 그 팀은 가장 세련된 팀은 아니었지만, 계속 앞으로 몸을 밀어 넣는 생명력이 있었다.
그리고 오래 돌아오지 못했다.
이상한 일이다. 동시에 매우 튀르키예다운 일이다. 이 나라는 늘 큰 대회 한복판 어딘가에 있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리그에는 불이 있고, 관중에게도 불이 있고, 선수에게도 재능이 있다. 하지만 월드컵은 분위기만 보지 않는다. 한 주기의 감정을 승점과 결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본다.
2026년, 그들이 다시 온다.
이번 이야기는 두 세대 사이에 놓여 있다.
하칸 찰하노글루는 오래된 질서다.
젊었을 때 사람들은 먼저 프리킥을 떠올렸다. 먼 거리, 크지 않은 도움닫기, 그리고 공의 규칙을 잠깐 바꿔 버리는 듯한 타격. 그러나 밀란과 인터를 거치며 그는 다른 선수가 됐다. 단지 슈터가 아니라, 중원을 관리하는 선수. 낮은 위치에서 받고, 돌아서고, 반대편으로 열고, 어느 순간 전진 패스를 찌른다. 그의 축구에는 성숙 뒤에 생긴 단단함이 있다. 늘 예쁘지는 않지만, 자주 옳다.
튀르키예에는 그것이 필요하다.
재능들은 너무 쉽게 앞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르다 귈러가 가장 밝은 이름이다.
그를 쓰는 일은 쉽다. 레알 마드리드, 왼발, 상상력, 미래. 단어를 몇 개 놓으면 벌써 신동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흥미로운 점은 그가 늘 젊어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데 있다. 공을 잡을 때 작은 노회함이 있다. 크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다. 대신 수비수가 가장 싫어하는 곳에 공을 놓으려 한다. 왼발로 멈추고, 살짝 밀고, 길이 바뀐다. 패스할 것 같으면 슛이 나오고, 슛할 것 같으면 문틈으로 공을 넣는다.
월드컵에서 이런 선수는 위험하다.
매 경기 지배해서가 아니다. 지루한 0-0 안에서, 그 경기의 리듬에 속하지 않는 동작을 하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너먼트는 그런 순간을 무서워한다. 모두 같은 박자로 걷고 있는데, 한 선수가 갑자기 음악을 바꾼다.
케난 이을디즈는 또 다른 전방의 희망이다.
더 직접적이고, 더 물리적이며, 더 현대적이다. 측면에서 시작해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박스 가장자리에서 한 번 더 움직일 수 있다. 튀르키예가 귈러의 왼발 하나에만 기대면 상대는 일찍 그 발을 둘러쌀 것이다. 이을디즈, 케렘 아크튀르콜루, 바르쉬 알페르 이을마즈가 수비수에게 알려 줘야 한다. 문제는 한 아이만이 아니라고.
진짜 시험은 그 뒤의 균형이다.
찰하노글루 주변에는 뛰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스마일 윅세크, 오르쿤 쾨크취, 살리흐 외즈잔 같은 미드필더들은 보기 좋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측면을 메우고, 세컨드 볼을 다투고, 파울이 되기 직전의 한 걸음을 밟고, 공을 잃은 뒤 첫 반응을 해내야 한다. 튀르키예에는 공을 아름답게 만드는 선수가 부족하지 않다. 아름다움의 전후에 바닥을 닦아 줄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차을라르 쇠윈쥐, 오잔 카박, 압둘케림 바르닥즈, 페르디 카디올루는 저마다 줄 것이 있다. 카디올루는 측면을 살리고, 쇠윈쥐는 몸싸움을 가져오며, 카박은 체격을 가져온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감정이 너무 높이 올라가면 수비 라인이 벌어진다. 풀백이 올라가고, 중원이 덮지 못하고, 두 센터백이 넓은 공간을 마주한다. 월드컵에서 상대는 매번 경고하지 않는다. 한 번 찢고 지나간다.
내 판단은 이렇다. 튀르키예의 천장은 상상력을 갖고 있지만, 안정감은 아직 4강급이 아니다.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토너먼트 한 경기를 이길 수도 있다. 조건은 찰하노글루와 몬텔라가 그들의 온도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다. 너무 차가우면 재능이 숨을 못 쉰다. 너무 뜨거우면 구조가 탄다. 최고의 튀르키예는 붉은 관중석이 끓고 있는데, 중원은 여전히 언제 옆으로 돌려야 하는지 아는 모습이다.
어렵다.
튀르키예 축구는 원래 중용을 사랑하는 쪽이 아니다.
그들의 경기는 자주 기울어진다. 앞서도 한 골을 더 원한다. 뒤지면 세 번의 패스로 박스까지 가고 싶어 한다. 심판의 휘슬 하나에 온도가 올라간다. 관중석도 그 온도를 밀어 올린다. 홈에서는 물론이고, 중립 경기장에서도 튀르키예 팬들은 자주 그곳을 홈처럼 만든다.
하지만 월드컵은 열기만으로 이기지 않는다.
2002년 팀이 3위를 한 것도 열정 하나 때문은 아니었다. 골키퍼가 있었고, 중원이 있었고, 역습이 있었고, 세트피스가 있었고, 유럽의 힘든 경기들을 견딘 선수들이 있었다. 감정은 구조 안에 담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어 나간다.
그것이 2026년 튀르키예의 과제다.
귈러의 왼발은 사람들에게 미래를 믿게 한다. 찰하노글루는 그 미래가 모든 터치마다 앞으로만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이을디즈는 뛰고, 카디올루는 측면을 열고, 센터백들은 경기장이 가장 뜨거워질 때 자리를 잃지 않아야 한다.
이것들이 맞물리면 튀르키예는 아름답고도 성가신 팀이 된다.
그런 장면이 떠오른다. 찰하노글루가 중원에서 공을 받고 서두르지 않는다. 귈러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이을디즈는 왼쪽에 기다린다. 카디올루가 뒤에서 겹쳐 올라온다. 공은 갑자기 약한 쪽으로 간다. 수비가 늘어진다. 다음 순간 귈러가 박스 앞에서 다시 받고, 왼발로 세운다. 경기장 전체가 앞으로 기울어진다.
그 순간, 2002년의 그림자가 조금 돌아온다.
복사는 아니다.
튀르키예가 2002년을 복사할 필요는 없다. 그때는 다른 시대였다. 이 팀이 해야 할 일은 그때의 겁 없는 성질을 현대적인 리듬 안에 넣는 것이다. 충동은 조금 줄이고, 인내는 조금 늘리고. 한 번의 폭발보다, 여러 번의 선택을 이어 가는 것.
하지 못하면, 그들은 또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일찍 떠나는 팀이 될 수 있다.
해낸다면, 어느 우승 후보 하나를 밤새 잠 못 들게 할 것이다.
튀르키예에는 늘 불이 있었다.
2026년에는 그 불이 길을 태우는 대신, 길을 비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2026 튀르키예 스쿼드 관찰 명단
참고: 아래 명단은 2026년 4월 기준 최근 공식전, 예선 활용도, 대표팀 정기 소집 흐름을 바탕으로 정리한 관찰 명단이다. 최종 26인은 튀르키예 축구협회의 공식 발표에 따라 달라진다.
- 골키퍼: Uğurcan Çakır, Altay Bayındır, Berke Özer
- 수비수: Çağlar Söyüncü, Ozan Kabak, Abdülkerim Bardakcı, Ferdi Kadıoğlu, Zeki Çelik, Merih Demiral, Samet Akaydin
- 미드필더: Hakan Çalhanoğlu, Orkun Kökçü, İsmail Yüksek, Salih Özcan, Arda Güler, Yunus Akgün
- 공격수: Kenan Yıldız, Kerem Aktürkoğlu, Barış Alper Yılmaz, Cenk Tosun, Semih Kılıçsoy, Yusuf Yazıc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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